보급형으로 우리 집이 돼주기로 했는데
후회공 다정수로 공은 몰랐겠지만 수가 알고 보니 공의 집이 되어줬던 게 너무 보고싶다...... 늘 보고싶다 누가 제발 써주세요............ㅈㅂ..........
공과 수는 대학생 때 만났음. 머 조별과제 하다 만났을 수도 있고 곤란한 일 겪던 공을 수가 도와줬을 수도 있겠지. 어쨌든..... 만남이 중요한게 아님. 공은 검사/판사/변호사 같은 법조계 준비 중이었음 좋겠다. 그런 공을 수가 내조해주는 거지. 호구수...... 수는 공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꼭 공의 꿈을 이루어주고 싶었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같이 살면서 조금이나마 공을 도와주면 어떨까? 생각함. 그런 챙겨주는 것을 공에게 해주는 것이 수에겐 사랑의 표현이자 행복이었음. 공도 물론 수를 사랑했고 그런 보살핌? 을 받는 삶이 싫을리 없었으니 당연히 둘은 동거를 했겠지.
군대 다녀와서 대학을 졸업하고 공은 여전히 법조계 취준생이고 수는 사회 초년생임. 사회 초년생이 벌어봤자 얼마나 벌겠음. 공이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가 모두 충당해야 했지만 기본적으로 공네 집안은 잘나가는ㅋㅋ 집안이었고 결국 집안에 손을 빌려야 했음.
공은 머리가 좋았기 때문에 남들 한참 준비하는 거 몇 년이면 뚝딱 붙을 줄 알았는데 무슨 일인지 계속 떨어지는 거지. 자신의 집안에 손빌리는 것도 눈치 보였고 이제 붙을 때가 됐는데 자꾸만 떨어지는 시험 때문에 공도 초 예민 상태겠지. 그런 공이 수는 안타깝고...... 쨌든 그래서 연애 초기 때 보다 조금 냉막할 것 같다. 지금 상황은 연애한지 한 6~7년 된 상태? 공은 갈수록 예민해져서 수한테 히스테리 부리고 그랬음 좋겠다... 하지만 수는 그런 공의 모습마저 사랑한다는 설정이 나는 너무 좋음.... 그래야 나중에 공이 더 슬플테니까~~~~~~
어쨌든 공은 가까스로 붙었고 옆에서 같이 힘들어했던 수는 공의 장밋빛 인생의 시작을 자기 일처럼 기뻐했음. 공도 수가 고맙고 미안하고 그랬겠지... 이제보니 자기 때문에 얼굴이 수척해진 것 같기도 하고. 자기를 껴안는 수를 내려다 보면서 자기가 짜증 부렸던 거나 아니면 화풀이 하느라 못 된 말 하고, 비아냥거렸던 거 주마등처럼 생각났음 좋겠다. 그리고 이젠 자기가 바라는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물론 집안 눈치도 그만 보고) 수를 좀 더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아끼고 사랑하겠노라 다짐함.
하지만..... 당연하게도.......... 내썰표 스레기공은 어디 안간다 ㅎㅎ 공은 지루하게 반복되던 삶에서 새로운 세계를 맛보는 거지. 취준생이란 소리 안 하고 어디가서 떳떳하게 어느 소속에 누구다~ 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이 공의 허영심을 부추겼음. 힘들게 공부하고 시험친 만큼 좋은 직업을 가졌는데 일도 해보니 똑부러지게 잘 해서 유능하단 소리까지 듣고 줄도 잘 타서 윗사람들 한테 예쁨 받았으면 좋겠다. 그냥 시험 운이 없던거지 일 해보니 유능하고 능력있는 공이 좋음^^ 줄을 잘 탄 대가로 이 대접, 저 대접 받으러 다니고 동기들보다 조금 더 빠른 승진에 ㄹㅇ 출세가도를 달림. 물론 법조계에서 그럴 수 있는지는 모르겟삼 ㅎㅎ 계연성 버려
중요한 건 수를 아껴주겠다고 생각했던 공이 점점 밖으로 나도는 것이다.
수는 공이 시험 준비를 할 때 보다도 더 볼 수 없는 상황에 서운함을 느끼겠지. 물론 그런 쪽이 대접이나 그런 걸 많이 받고 또 업무량도 많다는 걸 알지만 이제 제대로 데이트도 하고 연인답게 알콩달콩 하고 싶었는데 매일 늦은 밤 술냄새를 풍기며 들어오는 공이 야속하고 서운했음.
저 우리 이번 주말에 데이트 하러가면 안 돼?
하는 말에 공은 이제서야 수가 보임. 공에겐 수가 늘 뒷전이네ㅉ... 그래. 뭐 까짓거. 라는 마음으로 주말 데이트를 하게 됐는데 애정하는 마음은 있지만 수랑 이렇게 데이트 하는 게 자신이 새로 어울리게 된 무리들과 노는 것보다 재미 없다고 생각하게 됨. 새로 맛보았던 세계의 쾌락이 너무나 강렬해 언제나 그 자리에 늘 똑같이 변함없이 있는 수가 밋밋하고 재미없어보이겠지...
그래서 점점 수와 보내는 시간이 적어질 것이고 같이 있어도 지루하다는 티를 팍팍 냈음 좋겠다.... 수도 그럴수록 자기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눈치 보게 되고.
이번에도 졸라서 주말 데이트를 갔는데 공이 지금 이런 거나 하자며 부른거야? 말하면서 인상 쓰고 들어가 버렸으면 좋겠다. 이 때쯤 되면 수도 느끼겠지. 공에게서 자신에 대한 마음이 없어져버렸구나 라는 걸.
이때가 연애한지 10년이 넘어가는 상황이었음 좋겠다 ㅎㅎ
처음에는 술냄새만 달고왔던 공이 점점 다른 사람 냄새 같은 것을 섞여 묻혀 오며 이제는 완전 빼박으로 다른 사람 향수 냄새를 달고 온 새벽에, 같이 쓰는 침대에서 잠도 안 자고 공을 기다린 수가 울음이 가득한 눈으로 말하겠지... 지금까지 어디 있다 왔냐고. 물론 공은 다른 사람이랑 섹스하고 온 것이 맞았음. 요즘 자기한테 열렬히 대쉬하는 직장 상사가 있었거든. 10년 넘게 사귄 애인이 있다는 말에 코웃음 치며 마음 안 주는 건 바람 아니라는 말과 함께 몸이라도 섞자며 유혹해 왔음. 공은 그런 상대에게 흥미를 느껴 응했고. 이런 관계가 수가 모르는 사이에 꽤 오래 지속 됐겠지. 처음엔 약간 섹파같은 느낌이었는데 욕심도 많고 그토록 많은 잠자리를 수와 가졌지만 수와 할 때랑은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유혹하고 끼부리는 모습에 반쯤 넘어가 있던 상태였음 좋겠다... 호텔에서 섹스하고 나가려고 했는데 절벽위의 꽃처럼 도도하게 굴던 상대가 은근슬쩍 요즘 파트너랑은 잘 지내냐고 떠봤을듯.
바디워시 냄새를 풀풀 풍기는 공에게 그렁그렁한 눈으로 물어보는 수에 순간 지겹고 짜증나 그걸 왜 물어보냐 하는 공... 혹시 다른 사람 만나고 왔냐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보는데 그건 내 사생활이라고 선 긋는 뻔뻔한 공.......... 나는 너고 너도 나라고 생각했던 생활이 깨어지는 순간~~ 내가 네 애인이잖아... 어떻게 그런 말을 해? 중얼거리는 수한테 그래? 그럼 나 네 애인 안 하지 뭐. 너 질린다 이제. 하며 차게 웃고 나가는 공... 그대로 다시 그 상대한테 가서 질펀하게 섹스하는 공........!!!
수는 그대로 공이 나가버린 문을 바라보며 앉아있던 자세 그대로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음. 너무 망연하고 참담해서. 엉엉 우는 것도 아닌 흐으 흐으 하고 흐느끼는 소리만 내면서 눈물만 줄줄 흘릴듯. 수는 여전히 변함없이 공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공이 변한 것 같다 느꼈을 때도 자신이 잘 하면 된다고만 생각했음. 자신이 공을 그만큼 더 사랑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지.
공은 그렇게 수와 같이 동거하는 집에 안 들어갔음. 바람 상대에게 그날부로 애인과 헤어졌다며 살 곳이 없어졌는데 집 구할 때 까지만 묵어도 되냐고 물어봤거든. 상대는 물론 땡잡았다 싶어 냉큼 허락했고. 수는 아무도 오지 않는 집에서 하염없이 공을 기다리고 있겠지. 그렇게 몇개월이 흘렀을 때. 수도 마음을 접을 거야. 문자며 전화며 온갖 걸 다 해봤는데 자기를 차단했는지 받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널 사랑함에 있어 내 삶은 행복했었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공과 같이 살았던 집에 멀쩡히 지낼 자신이 없어 자기 물건들 큰 쓰레기봉투 가져와서 다 담았음 좋겠다. 공 물건들은 그대로 놔눈 채로. 그리고 아예 그 지역 떠나버리는 게 옳다. 공과의 추억이 너무 많았으니까.
뭔 사족이 이렇게 기냐.....
공은 상대와 머지 않아 사귀게 됐음. 그 상대가 사귀자 했거든. 상대는 공한테 첨부터 마음 있었는데 몸이라도 먼저 맞추자 생각했던 것... 헤어지고 나서 이제 아예 거칠 것도 없겠다 공도 오랜 기간 수만 사귀었으니까 수랑은 아예 다른 성격, 매력을 가지고 있던 상대에게 급속도로 빠져들겠지. 한동안은 둘이 또 알콩달콩 지냈음. 근데 여러모로 자기가 수랑 오래 있던 게 맞긴 했는지 수랑 다른 모습으로 자기 짜증나게 할 때 마다 자꾸 수 생각이 나는거야. 뭘 해도 수더분하게 다 좋다고 했던 수와 비교되게 마음에 안 들면 사사건건 때때거리는 모습이며 공의 마음을 크게 생각했던 수였다면 조금 더 속물적으로 구는 모습이라던지 하는 거. 그런 게 거슬렸음 좋겠다. 불장난처럼 시작했던 관계였으니 오래 갔을리가 없음. 쉽게 타올랐고 쉽게 꺼져버린 사랑은 상대가 너는 나를 너무 구속하려 든다며 짜증을 내는 바람에 파국을 맞았겠지. 공은 상대와 헤어진 후 1년반이 되어서야 이런 저런 생각도 들고, 또 문득 수가 그 집에 아직까지 살고 있을까 싶어 같이 동거했던 집을 찾아감. 첫 동거날로 설정한 비밀번호가 바뀌지 않은 채 그대로 열린 집은 딱 일년반 만큼의 시간으로 방치되어 있었음. 먼지가 잔뜩 쌓인 바닥부터 두 개여야 했을 물건들이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진 채 그것마저 먼지 쌓여 있었겠지. 갑자기 속이 울렁거림을 느낀 공은 황급히 문을 닿고 나감. 지금까지 상대의 집에서 지냈기 때문에 자기 집이 없던 공은 그날 밤을 호텔에서 지내야 했겠지.